‘가성비 좋은 투자’, 물류·유통기업 인수합병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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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업의 천문학적인 투자에 맞서 인수합병 통한 시너지 기대

지난 2019년, 딜리버리히어로가 약 4조 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올해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유통·물류 기업들의 굵직한 인수합병(M&A) 시장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 이마트가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 기준 3위 이베이코리아를 약 3.4조 원에 인수해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으며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합병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를 구성했다. 이 밖에도 지난 몇 년간 매각 또는 기업공개(IPO)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로젠택배의 새로운 주인이 코웰패션으로 결정되는 등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인수합병이 계속될 전망이다.

코웰패션, ‘패션 생태계’ 완성 위해 로젠택배 인수
지난달 9일, 코웰패션의 자회사 씨에프인베스트먼트는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와 로젠택배 인수를 위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로젠택배의 지분 100%를 3,400억원에 취득, 최종 인수 예정 일자는 10월 8일이다. 

코웰패션은 공시를 통해 “지배회사의 온라인 경쟁력 강화 및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로젠택배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코웰패션은 굵직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물동량과 부동산 자산 등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패션기업들은 상품 기획이나 제조, 브랜딩, 재고관리 등에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물류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라면서 “코웰패션은 로젠택배의 인수로 촘촘한 전국 배송망을 갖게 돼 시너지를 창출하고 패션유통 생태계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투자 늘려온 한샘, 새 주인 만나도 투자 계속될 것
지난 2019년, ‘한샘몰’의 일부 제품을 내일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 서비스, 물류자회사 ㈜한샘서비스원의 택배 사업자 선정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익일배송 서비스 품목을 확대하고 원하는 날짜를 지정해 한샘 가구의 배송·설치하는 ‘내맘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물류·유통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온 한샘의 주인이 바뀐다.

한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신과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을 ‘IMM프라이빗에쿼티(IMM FE)’에 매각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이는 한샘 주식 전부다. IMM FE는 양해각서에 따라 향후 한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며 하반기 중 본계약일 체결될 전망이다. 

한 가구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 성공 모델 창출, 스마트홈 중심의 미래 디지털시대 선도 기업 등 기존 사업과 장기 경영 목표를 변함없이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몇 년 전부터 이어온 한샘의 물류·유통 부문의 투자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 시간·비용 줄일 수 있어…‘더 활발히 일어날 것’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화물차 중심의 ‘미들마일’ 솔루션 기업 와이엘피(YLP)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YLP는 물류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라스트마일이’ 아닌 기업 간 화물운송 ‘미들마일’에 중점은 둔 기업으로 그동안 수기로 진행됐던 차량 수급, 비용정산 등을 전산화·자동화했으며 인공지능(AI)을 통한 자체 알고리즘으로 최적단가 등도 실시간으로 제공해 기업들의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디지털 통합 물류 서비스 기업 로지스팟은 지난해 티피엠로지스(주)를 인수했다. 티피엠로지스는 전국 10여개 지검과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인수를 통해 해운·항공 수출입 물류부터 내륙 운송을 통한 기업 간 물류서비스 ‘미들마일’과 ‘라스트마일’의 물류 운송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최적화할 계획이다. 

최근 1세대 이커머스 기업 인터파크가 경영권 매각에 나섰으며 본격적인 매각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터파크는 타 이커머스와 달리 공연 및 여행 예약 등의 강점으로 경쟁력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감하고 실적이 악화했다. 업계에서는 인터파크만의 공연 및 여행 예약 등의 강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네이버, 카카오, 롯데 등을 비롯해 여러 기업이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 조건인 배달플랫폼 2위 ‘요기요’의 매각은 3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오는 8월 2일까지 매각하도록 명령했지만 매각협상 마무리가 지연돼 내년 1월까지 협상을 완료·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물류 분야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한 것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물류·유통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한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수합병은 시간과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인수합병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그는 “스타트업 등 신생 업체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성장하다 어느 순간이 되면 한계를 느끼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업체 간의 인수합병도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물류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가 핵심인 유통·물류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최근 주요 유통·물류 기업들의 투자 규모를 살펴보면 기본 조 단위로 예전과 비교하면 투자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커졌다”며 일부 기업들은 인수합병이 ‘가성비’ 좋은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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